가정경영은 곧 인생경영이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하여 전격 사퇴했다.  그러면서 그가 사퇴의 변으로 내놓은 말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나는 본래 정치 논평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가정 경영에만 초점을 맞춰보겠다.)

사퇴서 중 투기 관련 대목만 인용해 본다.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습니다.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이 또한 다 제 탓입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겁니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대로 너무 구차한 변명이다.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한 변명이었다. 궁금한 점이 풀렸을 거라고? 오히려 분노한 국민감정에 더 불을 지폈다.

먼저 사실 관계를 따져보자. 이게 사실일까. 난 아니라고 본다. 25억 원짜리 건물을 사면서 10억 원의 대출을 받는데 어떻게 남편 모르게 아내가 할 수 있는가?  부인은 30년 넘게 중학교 교사 일만 했다고 한다. 이 건물을 구입할 당시도 무주택자로서 부동산 투기를 하던 사람이 아니다. 처음 사는 집인 데다 고가의 건물에, 1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끼고 산다면 현재 금리로 한 달 이자만 450만 원이나 된다. 대변인 봉급의 절반 정도를 이자로 내는 셈이다. 그런데 부인이 남편 몰래 이런 큰 사고를 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내 주장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그가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거짓을 말했다면 '국가의 입'을 대변하던 사람으로서는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그가 대변인으로서 했던 모든 말에 진위를 가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게 사실이라면 더 큰 문제다. 그는 공인 자격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 경영자로서도 자격이 없다.

내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는 부인을 총알받이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위기를 맞자 아내를 이용해 빠져나가려 했다.
부인이 그의 사퇴서 내용을 사전에 알았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아내가 그걸 알고도 동의했다면 그녀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위대한 아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런 행태에 대해 '치졸하다'라고 평한다. 어릴 적 잘못을 저지르고 엄마 치맛자락 속에 숨던 습관이 커서는 아내 치맛자락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설사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내가 잘 못 했다. 내 아내는 잘못이 없다. 내 판단이 미숙했다. 고위 공직자로서 못 할 짓을 했다. 이 기회에 다 내려놓겠다"라고 말한 다음 떠났어야 했다. 그랬다면 더 이상의 후폭풍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그는 가정에서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그런 고액 거래가 오고 가는데 남편 모르게 아내가 혼자 결정한다? 이건 콩가루 집안이다.  한동안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집은 아내가 사고팔고 남편은 이사 가는 날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사 가는 집이 어딘지도 모르니 아내가 버리고 갈까 봐 강아지와 함께 얼른 이삿짐 트럭 앞자리에 앉는 남편의 모습을 풍자하기도 했다.

옛말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다. 자신을 먼저 다스리고, 가정을 다스리고, 회사를, 국가를 경영하라는 말이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가정을 경영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 고위직으로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가?

인생은 경영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자기 경영)과 가족(가정 경영), 일, 그리고 공동체(일터 경영)를 경영하는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게 인생이다. 나는 내 인생의 경영자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