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이기는 방법, 운동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후 2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감염세가 잦아들기는커녕 델타 변이로 인해 오히려 확산 일로에 있다. 각국의 백신 접종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종식 이후 일상 회복)라는 단어 대신 이제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함께 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라는 단어가 대세다. 코로나와 함께 장시간을 살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팬데믹 장기화로 많은 사회 문제가 생산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이 길어지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부족에서 비롯된 비만 인구 증가 때문이다. 주된 이유는 코로나 장기화로 운동은 안 하면서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음식 섭취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정만 해도 그렇다. 결혼 생활 30년 넘게 배달음식을 혐오(?)하던 아내가 이제는 삼시세끼 밥을 차려야 하니 주 1~2회는 배달 음식을 안 시킬 수가 없게 됐다. 그 결과 확진자가 안 된 건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확 찐자'가 되고 있다.  

대한 비만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열 명 중 4명꼴(46%)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체중이 3 kg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더 심각하다. 10월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 현황’에 따르면 비만으로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 환자가 2년 새 약 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지난 2018년 2365명에 이어 2019년 3772명, 2020년 4698명, 2021년(상반기 기준) 4878명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야외활동과 체육수업 등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자연스레 학생들의 배달·인스턴트 음식 섭취 등이 증가하면서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비만의 문제는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CDC)는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할 위험이 3배에 달한다고 경고한다. 또 CDC의 분석에 따르면 비만이 면역 기능을 훼손하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 결과가 비만한 사람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2020. 7. 16일 분당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와 대한 비만학회 편집위원회(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 서울시 보라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구보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와 비만과의 관련성을 규명해 결과를 대한 비만학회 공식 학술지에 게재했다. 

종전에 고령,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이 코로나19 진행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지만 비만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이고 중증도를 높이는 독립적 위험인자 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다.

국내 13개 병원에서 발표된 보고에서도 코로나19를 진단받은 환자의 40%가 BMI 25㎏/㎡ 이상의 비만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창희 교수는 “비만일 경우에는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방세포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루킨-6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염증 매개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가 결국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이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고대 안암병원 남가은 교수는 “비만 환자는 만성적으로 염증 반응 및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높다”며 “이로 인한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가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염증 반응 외에도 비만한 사람이 코로나에 잘 걸리고, 상태가 나빠질 위험이 큰 이유는 또 있다. 예를 들어 비만한 경우에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기계 호흡 등 중환자실에서의 치료가 힘들어져 사망률이 높다. 비만인 사람이 신체 활동을 덜 하려 하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 이건 진짜 아이러니다. 코로나는 면역 체계의 문제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것이다.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면역력을 올리는 길은 운동밖에 없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코로나19 감염과 중증 악화 위험을 줄이려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그래서 코로나 백신 접종 전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물론, 접종 직전에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의사들은 권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일수록 더 많이 운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인 요즘처럼 운동하기 좋은 때가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시간을 많이 벌었지 않는가. 그 번 시간 동안 운동하면 된다. 사실 운동 안 하는 사람은 언제 어느 때가 돼도 안 하는 사람들이다. 안 할 핑계를 찾는 사람들이다. 내가 출입하는 헬스장 입구에 이런 문구가 있다. 'I don't find the time to exercise. I make the time to exercise.' 나는 운동할 시간을 찾는 대신 운동할 시간을 만든다. 그렇다. 운동은 시간 날 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것이다. 매일 밥 먹듯이, 세수하듯이, 양치질하듯이 운동해야 한다.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할까. 세계 보건기구 (WHO)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빠르게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의 중강도 운동을 주 150분 이상, 근력 운동을 주 2회 이상 하라고 권고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연구가 발표됐는데 연동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승원 세종대 데이터 사이언스학과 교수·신재일 연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절한 운동이 실제로 코로나19 감염과 중증 위험도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2020년 1∼5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국내 20세 이상 성인 7만6천395명을 ▲ 운동이 충분하지 않은 그룹(4만1천293명) ▲ 근력운동만 하는 그룹(5천36명) ▲ 유산소 운동만 하는 그룹(1만8천994명) ▲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둘 다 충분히 하는 그룹(1만1천72명)으로 나눠 코로나19 감염률과 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WHO가 권장하는 수준으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그룹은 운동이 충분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코로나19 감염률이 15%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그룹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중증 악화 위험도가 절반 이상 대폭 낮아졌다고 한다. 

코로나 확산세는 어쩔 수 없다지만 내 몸 관리는 내가 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로 스트레스받지 말고 스트레칭이나 꾸준한 운동으로 코로나를 거뜬히 이겨내는 독자님들을 응원한다.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
이수경 Dream

저서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