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100주년 만세

올해는 3.1 운동 100주년이다. 매년 돌아오는 삼일절이지만 100번째 맞는 삼일절은 남달랐다.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정부에서도 민간에서도 대규모 행사가 많이 열렸다. 100년, 정말 엄청난 역사다.

100년 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수많은 민중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체포될 경우 투옥은 물론 죽음을 당할 수도 있는 위험 가운데 그들이 분연히 일어섰던 것은 자신들의 안위만이 아닌 더 큰 가치, 조국의 미래였을 것이다. 이렇게 사는 것은 조국도, 개인도 삶의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었을 게다. 자신들이 죽어서라도 국가는 독립을 되찾아야 했던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때 만세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36년이 아니라 100년 이상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개인으로 시야를 돌려보자.

100년 전 선조들의 만세 운동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듯이 오늘의 나는 어제 내가 한 행동의 결과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당장 느끼지 못한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이 아니다. 내 몸에, 내 정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당장 나타나지 않고 10년, 20년 뒤에 나타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는데 지난주 검진 결과 상담을 받았다. 결과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완전 건강체라는 말은 아니고 나이에 비에 괜찮다는 말이다.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운동을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란다. 결정적인 문제는 치아 부실이었다. 나는 이미 임플란트를 3개 했고 이제 네 번째 임플란트를 준비하고 있다. 젊은 시절 겁 없이 마셨던 술, 담배 그리고 스트레스가 다른 장기는 다 괜찮은데 오직 잇몸 부실로만 집중돼서 나타났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약한 부위가 있는데 나는 그것이 치아란다. 담당 의사에게 나는 30년 전에 담배 끊었고, 최근에는 음주도 별로 안 한다고 했더니 최근이 아니라 젊은 시절 멋 모르고 했던 행동들이 노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란다. 젊을 때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 '더 나이 들면 끊지 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몸은 내가 과거에 했던 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몸이 복수를 하는 것이다. 인간은, 아니 나는 참 바보다.

몇 년 전 서울대 이면우 교수가 ‘영안실 이론’이란 걸 발표한 적이 있다. 1년 전이나 1년 후나 사고나 태도나 행동이 똑같다면 그 사람은 1년 동안 영안실에 있었던 것과 같다는 의미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정서도 성장해야 한다. 성장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

나는 스스로를 100년 가정의 경영자, 1,000년 가문의 시조라고 여긴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가족, 내 가문은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우리 부모님이 내게 썩 자랑스러운 가문을 물려주시지는 않았지만, 그건 부모님의 역사다. 나는 가문의 시조로서 내 가문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한다고 믿는다. 내 자녀, 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가문을 물려주고 싶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자.

인류 역사는 흥한 자, 흥한 가문의 역사다. 망한 자, 망한 가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여기서 흥망의 의미는 경제력의 크기에 있지 않다. 공동체와 국가, 인류에 기여한 정도를 말한다.

100세 현역 김형석 교수님의 책, '행복 예습'에 보면 중학생이 되었을 때 부친께서 교수님께 들려준 말이 있었다. "네가 한 평생을 사는 동안 너와 가족만을 걱정하면서 살면 가정만큼만 자란다.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 직장과 공동체의 지도자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언제나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살면 너 자신이 민족과 국가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 참 가슴 뛰는 교훈이다. 대한 국민 모두가 이런 마음일 때 대한민국은 100년 뒤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나라가 될 것이다.

나는 역사에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생각해봐야 할 때다. 나만 생각하는 사람인지, 가족만을 위하는 사람인지, 국가와 민족의 안위까지 생각하는 사람인지 돌아보자. 100년 전 선조들의 만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