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불알친구는 아내다

부부는 어떤 관계일까요? '천생연분'이라고도 하고 '평생 원수'라고도 합니다.
부부만큼 가까운 사이가 있을까요? 그래서 벌거벗었으나 부끄럽지 않은 사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흔히들 남자들이 어릴 적부터 같이 자란 친구를 '불알친구'라고 부릅니다. 제 불알친구는 바로 제 아내입니다.  아내는 저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부부는 시너지 효과의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1+1=2가 아니라 10, 100, 1,000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각자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부부를 한 팀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팀(TEAM)을 이런 의미로 말하고 싶습니다.  
Together than Each Achieves More. 
(각자가 아니라 함께 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이게 바로 시너지입니다. 

부부 사이를 야구로 비유한다면 투수와 포수의 관계와 같습니다. 투수가 없어도 안 되고, 포수가 없어도 야구를 할 수 없지요.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 선발을 내세울 때 가장 고민하는 포지션이 바로 투수와 포수입니다. 9명의 선수 모두가 중요하지만 투수와 포수만큼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포지션도 없습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이라는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남편과 아내요,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부부는 감독이기도 하고, 투수와 포수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호흡이 잘 맞아야 가정 경영을 잘할 수 있습니다. 신뢰를 갖고 상호 공감하면서 가족의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정을 경영해 나가는 팀인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부 팀(TEAM)의 의미를 좀 더 풀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Trust (신뢰) : 투수와 포수는 서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투구를 합니다. 포수의 사인에 투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데요. 포수와 투수는 감독의 지시, 양 팀의 점수, 타석에 등단한 타자의 성향, 현재의 주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서로 동의할 때까지 몇 번이고 사인을 주고받습니다. 서로 신뢰하는 관계일수록 이러한 상의가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Empathy (공감) : 부부 팀과 운동경기 팀의 차이는 공감의 유무에 있습니다. 운동경기 팀의 목적은 시합의 승리라는 단기적 목표, 길어야 시즌 목표만 달성하면 됩니다. 하지만 부부간에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내는 기간이 길어요.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십 년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감은 필수지요. 이는 남성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Achievement (공동의 목표 성취) : 부부에게는 가족의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습니다. 결혼하는 이유와 목적이기도 하지요. 나만 좋거나 너만 좋거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익, 자녀가 태어나고 양가 부모를 모시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영적,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부 팀의 목표입니다. 

Management (경영, 가정경영) : 가족의 행복이라는 목표와 가문의 번영이라는 위대한 비전을 이루도록 가정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가족 구성원을 격려하고 지지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은 어찌 보면 기업경영보다 더 위대한 경영 행위입니다. 

부부가 팀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게 되면, 부부는 핵심가치(신뢰, 공감)에 반(反)하고, 공동목표(가족 행복)와 비전(명문가문)을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게 됩니다. 설거지, 청소,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라 말아라, 변기 뚜껑을 올려라 내려라, 양말을 벗어서 빨래통에 넣어라 말아라, 치약을 제대로 짜라, 술 많이 마시지 마라, 담배 끊어라, 운동해라 등등의 저급한 논쟁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부부가 팀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는다면 부부의 의식 수준은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업그레이드됩니다. 

절대 신뢰가 필요한 팀원으로서 서로를 속이는 유치한 짓을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공감하기 위해서 경청해야 하고, 모르는 것은 배우러 다니게 되지요. 자기 계발하러 다니는 배우자에게 파이팅을 외칠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부부가 허심탄회하게 현상을 토론하고 미래를 대비해나가겠지요.

투수와 포수가 매 경기 승리를 통해서 시즌 우승컵을 머리 위로 치켜올리며 포효하는 모습을 그려 보세요. 부부도 가정이 그렇게 승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며 가정경영을 해야 합니다. 부부는 이 세상 최고의 팀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