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내 삶은 어떨까

<직장 생활 28년, 창업 12년 차의 기업경영자이자 행복코치가 전하는 은퇴(예정)자 가이드>     

(평균 수명 70세 시대에는 퇴직 후 10년만 살다 갔지만 100세 시대는 퇴직 후 최소 40년,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 100세 시대, 70세 인생 전략이 아닌 100세 인생 전략이 필요하다. 시기의 차이일 뿐 은퇴는 누구나 한다. 꼰대도 백수도 아닌 평생 현역으로 사는 법! 무화과 (무지 화려한 과거)에서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한 인생)로 활짝 피어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꿈꾼다.) 

1. 은퇴 후 내 삶은 어떨까?

은퇴 (사실은 ‘퇴직’이란 표현이 더 옳다) 후 삶이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은퇴를 맞는 사람들의 행동 유형은 대체로 세 가지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1.유비무환형’, 어떻게 되겠지 하는 ‘2.무사태평형’,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좀 쉬면서 놀아야지 하는 ‘3.유유자적형’ 어느 유형이든 은퇴 후 삶이 그렇게 심각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세 부류 중 누가 제일 잘할까. 결론은 도긴개긴이다. 세 부류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사태평 형은 그렇다고 치고 유비무환 형과 유유자적 형은 왜 힘들까. 은퇴 후 삶은 본인 생각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 나아가 세상 사람들과 상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간관계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조직 내 인간관계가 99%였다면 퇴직 후에는 조직이 아닌 새로운 인간관계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인간관계에는 가족도 포함된다. 가족이 무슨 새로운 인간관계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역할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새로운 역할을 감당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우리를 ‘꼰대’라고 부른다. 본인은 퇴직 전이나 퇴직 후나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달라지리라고 생각하며 달라질 것을 기대한다. 돈을 벌어 올 때의 남편의 잔소리는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했지만 이제 백수가 되어 삼식이 세끼가 된 남편의 잔소리를 들어줄 아내는 없다. 그걸 알아야 한다. 가족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유비무환 형은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한다고 하지만 현직에 있을 때의 사고방식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어찌 보면 이건 당연한 것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하지 않는가. 일단 퇴직을 하게 되면 주위 환경이 확 변한다. 우선 조직이 없다. 시킬 사람이 없다. 내 손으로 다 해야 한다. 대기업의 임원으로 퇴직해 직원 3~4명을 고용해 교육 사업을 창업한 분이 있다. 재직기간 중 담당했던 일이고 나름의 콘텐츠도 있어 창업은 쉽게 했지만 사업이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사관리였다. 그는 대기업 직원들한테 하듯 직원들을 부린다. 급여도 복지도 대기업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데도 일을 시키는 것은 큰 기업에 다닐 때와 똑같이 시켰다. 그러니 직원들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안에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잦아졌다.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대기업 임원 출신 오너의 욕구를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렇게 직원이라도 고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그럴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다해야 한다. 복사도 직접 해야 하고, 회사 업무에 필요한 문서 작성,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한 제안서 작성, 심지어 홍보 영상을 제작해야 할 필요도 있다. 직접 하지 못하면 외부 사람이나 회사에 맡겨야 한다. 물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뭐 그럴 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된다. 문제는 다들 그렇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그럼 유유자적 형은 어떨까. 이분들은 비교적 모아 놓은 돈이 있어서 골프나 치러 다니고 부부가 해외여행 다니면서 소일할 생각을 한다. 오랜 기간 직장에서 치열하게 살았기에 그런 마음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골프나 해외여행도 바쁠 때 짬을 내서 갈 때 재미있지, 일상이 되면 그것도 못 할 짓이다. 실제 주위에서 그런 사람들 많이 본다. 

무사태평형의 사람들은 어떨까. 가족들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자신은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겠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다. 벌어 놓은 것이 없는데 돈도 못 버는 남편이 허구한 날 백수 노릇을 하는데 고울 리가 없다.

1 유형의 경우는 자신과 세상의 미스매치이고 2, 3 유형은 설계 오류다. 이런 설계로는 퇴직 후 30년, 40년을 살아갈 수 없다는 데 있다.  어느 경우든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인생이 꼬인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삶이 우울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계획도 세우고 준비도 해야 한다. 그러나 낙관적인 경우만 예상해서는 안 된다. 비관적인 경우나 실패의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금이 넉넉한 사람이 아니라면 퇴직 후 사업은 많이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비용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 가급적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하려고 하고 배워야 한다. 100세 시대는 퇴직 후 기간만 40년 이상이다. 조바심을 낼 게 아니라 더디 가는 길을 택해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또 가족이나 새로운 인간관계에 주도적,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내 생각이나 의도와 다른 일이 벌어질 때 남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의 지지와 도움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일과 가정 모두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그게 진정한 성공이고 행복이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