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잠자리가 궁금하다

부부끼리 어떻게 주무세요?
(싱글들께는 본의 아니게 죄송ㅠㅠ)
  
1. 한 침대에서 나란히 잔다?
2. 한 침대지만 엇갈리게 잔다?
3. 한 방에 트윈베드에서 잔다?
4. 한 방에 침대, 바닥 따로 잔다?
5. 각방을 쓴다?
6. 배우자가 어디서 자는지 신경 안 씀?

그러고 보니 잠자리의 형태가  여러 가지군요. 어떤 것이 딱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부부의 친밀도, 컨디션,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20대에는 올라타서 자고 (19금?)
30대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자고
40대에는 나란히 누워 자고
50대에는 등을 돌린 채 자고
60대에는 각방을 쓰고
70대에는 상대가 어디서 자는지도 모르고
80대에는 한 사람은 산에서 잔다나 뭐라나 

이와 같이 젊어서는 한 침대에서 자다가 나이가 들수록 각방을 쓰는 부부가 많더라구요. 한 침대에서 같이 자면 상대가 코를 골거나 몸을 뒤척이는 바람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스킨쉽도 잘 안 하고, 부부관계도 잘 안 갖는 나이라 (부부관계할 때는 만나면 되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두 번 각방을 쓰다 보면 편하고 익숙해져서 다시 합방하는 게 영 불편하다고들 합니다.

근데 얼마 전 제 친구가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자다 돌연사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평소 그 부부는 각방을 쓰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TV를 보다 각자 방으로 들어가면  아침이나 돼야 상대방의 얼굴을 보게 되는 거죠. 밤새 배우자의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알 수가 없는 겁니다.  그날도 부부는 저녁을 먹고 같이 거실에서 TV를 보다 남편 먼저 잠자리에 들었고 부인은 조금 더 있다 자기 방으로 갔다고 합니다. 사망시각은 부인이 TV를 시청하고 있을 때였다고 하는데 부인의 말을 들어보니 그날 밤 남편에게서 평소와 다른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각방 쓴 것을 후회하며 펑펑 울더군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부부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서로 불편하고 잠을 설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부부는 한방에서 자야 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입니다. 저희 부부도 30여 년을 한 침대에서 나란히 잤었는데 언젠가부터 나란히 누워 자는 것이 불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는 아내가 "이제 우리도 각방 써요"라고 말했지만 저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고민 끝에 묘책을 생각해 냈습니다. 한 침대에서 자되 서로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하고 자는 겁니다. 그 정도만 떨어져도 상대의 코 고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든요.  물론 저희 둘 다 자는 동안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 편이니까 가능했죠. 그렇게 자다가 발로 상대방의 얼굴을 차는 부부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 자세의 좋은 점은 서로 손을 잡고 잘 수 있다는 거죠. 누워서 손을 뻗으면 두 손이 딱 만납니다. 그 이후 저희 부부는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침대에서 자게 되면 상대가 신체적으로 어떤 변화나 문제가 있을 때 즉각 알아차릴 수 있거든요.  나이가 많이 들어서 노환으로 죽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수십 년 같이 살던 부부가 하룻밤 사이에 졸지에 생이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필요합니다. 편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익숙한 것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부부간 진솔하고 지혜로운 대화가 필요합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