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

(매주 화요일 브런치에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구독하시면 행복한 가정, 축복된 가문, 성공한 인생 모두 이루실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신선한 뉴스를 접했다. 미국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돌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하원의장이면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서열 넘버 3 다. 누구라도 탐낼만한 자리다  차기 대권 주자로도 손색이 없는 그다.  48세로 나이도 많지 않은 그가 가족을 위해서 더 이상 주말 아빠가 되기 싫다며 자기의 권력을 내려 놓겠다는 뉴스가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아이들은 내가 처음 당선됐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세 명 모두 10대다. 만약 출마해 연임하게 되면 아이들은 나를 주말 아빠로만 기억할 것이다.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하겠다", "내가 16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제 내 딸이 그 나이가 됐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다"

혹자는 그의 은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 충돌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의 은퇴 결정도 가족과 함께 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전 하원의장으로 추대될 때부터 가족과의 시간은 포기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하원의장이 되면 빈집지기(empty nester)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수락할 수 없다며. 그는 진정한 워라밸의 삶을 살았다. 그는 의장이 된 후 주말엔 워싱턴에서 1,100 km 떨어져 있는 위스콘신주 제인즈빌 자택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가족 사진, 사진 출처 : 폴 라이언 트위터)

오늘 날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삶이 오버랩된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행복 지수는 세계 꼴찌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성공을 위해, 사회적 성취를 위해 가족을 내팽개친다. 그러나 그들은 가족을 위해 그렇게 일한다고 말한다. 가족의 행복을 담보하지 않는 성취와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외국인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 남성들이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 남자들에겐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이 없다.

요즘 '소확행(小確幸)'이란 단어가 유행이다.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진짜 행복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예를 들면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놓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쓸 때의 기분...' 을 말한다. 어떤가. 공감 가지 않는가.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바로 소확행 아닌가. 

저녁이 있는 삶! 언젠가 어느 정치인이 공약으로 내건 단어다. 정치구호가 아니라 우리 삶에 일상이 돼야할 단어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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