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아니라 '언퇴'다

<직장 생활 28년, 창업 12년 차의 기업 경영자이자 행복코치가 전하는 은퇴(예정)자 가이드>     

평균 수명 70세 시대에는 퇴직 후 10년만 살다 갔지만 100세 시대는 퇴직 후 최소 40년,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 100세 시대, 70세 인생 전략이 아닌 100세 인생 전략이 필요하다. 시기의 차이일 뿐 은퇴는 누구나 한다. 꼰대도 백수도 아닌 평생 현역으로 사는 법! 무화과 (무지 화려한 과거)에서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한 인생)로 활짝 피어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꿈꾼다. 

은퇴자 가이드 
2. '은퇴'가 아니라 '언퇴'다

경상도 사람들에게 ‘은퇴’를 발음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언퇴’라고 한다 그들은 '으' 발음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구름’을 ‘구럼’이라고 발음하는 것과 같다. 나도 경상도 사람이고 경상도를 비하하려는 뜻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나는 경상도식 발음 때문이 아니라 ‘은퇴’를 ‘언퇴’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말은 은퇴는 언제 해도 한다는 뜻이다. 숨겨진 은퇴가 아니라 오픈된 언퇴다. 사람이 죽음을 피할 수 없듯이 은퇴도 피할 수 없다. 시기의 차이일 뿐 언제 오든 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은퇴를 남의 일처럼 생각한다. 자신에게 확실히 닥칠 일인 줄 알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 마치 평생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듯이 말이다.​

나는 28년 직장생활을 했고 중소기업을 창업한 지 12년째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재능기부 차원에서 틈틈이 강의를 하곤 했다. 퇴직 후에는 사업으로 바쁜 중에도 평생 해야 할 일을 정한 다음 배우러 다니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하고 가끔 방송 출연도 했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고교 또는 대학 동창들이 나를 찾아오곤 했다. 그들 눈에는 월급쟁이로만 평생 살 줄 알았던 내가 창업 후 책도 내고 TV에서도 보이고 하니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그게 내 첫 책이 출간된 후인 7년 전쯤이었으니 그들이 퇴직을 눈앞에 두었거나 막 퇴직을 한 상태였다. 퇴직 후 진로 탐색차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나는 내 경험을 활용해 그들에게 도움될 만한 얘기들을 들려줬다. 내 얘기를 귀담아듣는 친구도 있고 건성으로 듣는 친구들도 있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뭘 하고 있을까. 대부분 은퇴했고 그들 중 대부분은 백수다. 그 이후 나는 두 번째 책을 출간했고 그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사업보다 강의, 코칭, 상담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만큼 그 수요가 더 많아졌다. 언젠가는 사업도 접겠지만 가정행복코치로서의 일은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그게 12년 전에 세운 내 인생 플랜이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은퇴시기를 정확히 알고 있거나 확실치는 않아도 조만간 은퇴는 기정사실이었다. 확실한 건 언제 퇴직해도 한다는 것이었다. 언제 퇴직해도 할 거라면 그 이후를 준비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준비하지 않더라는 사실이었다. 고민은 하는데 결심도 없고 실천도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누군가 알아주고 모셔 가기 바랐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럴 정도의 사람이었으면 다니던 회사에서 안 내보냈을 거다. 그 회사에서 ‘팽’당한 사람을 누가 데려다 쓰겠는가. 더 젊고 유능한 사람도 많이 있는데... 자신의 경력과 지식, 실력이 출중하다면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내 ‘사용 설명서’를 작성해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보내야 한다. ‘사용 설명서’를 직접 작성하다 보면 스스로 별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내가 회사에서 이런저런 일을 했소~라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것은 재취업할 때나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이제 뭐가 부족하고 뭘 배워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배우러 다녀야 한다. 그래서 시장이 요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나는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준비를 할 것을 권한다. 

나는 인생을 4막으로 정리한다. 과거 인생 70세 시대에는 인생2막으로 분류했지만 100세 시대인 지금은 인생4막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1막 = (사회 진출을 위한) 준비기  
2막 =  가정을 이루고 직장 /사업을 통해 생계를 해결하는 기간
3막 =  퇴직 후 새로운 일을 하는 기간
4막 = 인생을 정리하는 노년기

퇴직 후 인생은 인생 3막이다. 3막에는 2막과는 다른 일을 하는 게 정상이다. 2막에 하던 일을 퇴직 후에도 계속한다면 그건 여전히 2막이다. 그래서 2막에 있으면서 3막에 해야 할 일을 찾는 것이다. 현직에 있으면서 평생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걸 ‘오버랩핑’이라  부른다. 최소한 3년을 투자하라. 길면 길수록 좋다. 나는 20년을 준비해 왔다. 5년간 공부했고 지금까지 15년째 사용하고 있다. 7년 전 나를 찾아왔던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그러나 그들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어떻게 되겠지 뭐”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서 그대로 됐다. 여러분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은퇴 후 삶, 결코 쉽지 않지만 잘 준비한 사람에게는 만만한 놀이터다.

​<지난 연재물 읽기>
1화. 은퇴 후 내 삶은 어떨까?
https://blog.naver.com/helloskl/221581452685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