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아들/며느리, 누가?

효도는 아들이 할까? 며느리가 할까?

울 어머니는 올해 89세시다~

척추협착으로 인해 걷지를 못 하신지  수년이 됐다. 집에 혼자 계시면서 기어 다니신다. 평일에는 요양보호사가 돌봐주시지만,  보호사가 오지 않는 주말에는 형제들이 번갈아 돌봐드린다. 지난 주말엔 내 차례였다.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시니 요즘 들어 목욕을 잘 안 하려고 하신다. 나이도 있고 거동을 못 하시는 탓에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데도 본인은 모르니 씻을 생각을 안 하신다. 위로 누님이 한 분 계신데 어머니를 씻겨드린다고 해도 여간해서는 안 씻으시려고 하시니 씻기질 못 한다. 나머지는 형제들이라 씻겨 드릴 수도 없다. 가족 중에서는 아내가 유일하게 어머니를 씻길 수 있는 사람이라, 그제 아내가 어머니를 목욕시켜 드렸다. 아내가 어머니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씻겨드리는 소리를 나는 욕실 밖에서 듣는다. 아내가 아니면 누가 저런 일을 할까?  아무도 없다. 내가 시킨 들 아내가 할까?  새삼 아내가 고맙다.   

대한민국 아들들은 대부분 효자들이다. 마음은 효자로되 정서적으로 둔감한 탓에 시어머니의 필요를 잘 못 알아차린다. 그러나 아내는 같은 여자라 그런지 연로하신 시어머니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안다. 그래서 남편들은 아내가 시어머니한테 효도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내들이 안 한다. 특히 요즘 아내들은 시댁에 대한 경외감이 예전 같지 않다. 오죽하면 시댁이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왜 그럴까? 남편이 미쁘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이 미운데 어떤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효도하겠는가. 아들이 효도하고 싶어도 위의 목욕 봉사처럼 아내의 도움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효도하고 싶으면 남편이 아내에게 잘 대해야 한다. 부부 사이가 친밀해야 한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한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남편이 예쁘면 고약한 시어머니도 긍휼 하게 보이는 법이다. 부부 사이가 좋아도 시어머니 목욕시켜 드릴 며느리가 얼마나 될까마는 어쨌든 아내를 선대 하는 게 먼저다. 나는 모든 면에서 아내에게 떳떳하고 당당하다. 하지만 고부 사이에 관한 한 아내에게 할 말이 없다. 그런 아내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효도는 아들이 아니라 며느리가 하는 거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