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게 참 묘합디다

100세 현역 김형석 교수님과 저의 인연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2년 전만 해도 김형석 교수님과 저는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2년 전 그분의 책 '100년을 살아보니'를 읽고 감명받고, 이듬해 8월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직접 강의를 듣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후 조선일보에 연재된 '백세 일기'를 빼놓지 않고 읽는데 작년 5월쯤 그분의 칼럼에 '더 나이 들면 눈이 나빠져서 좋아하는 독서를 못 할까 봐 걱정이 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멘토로 삼은 그분께 어떻게 하면 도움이 돼 드릴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분께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1주일에 한 번 정도 찾아뵙고 대신 책을 읽어드리겠노라고, 또 혹시 노후(?)에 제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연락 주시라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며칠 뒤 교수님께서 감사하다며 깜짝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랬는데 작년 연말에 잊지 않으시고 베스트셀러 신간을 사인해서 보내오셔서 또 한 번 감동받았습니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노교수의 정성 어린 선물은 정말 뜻밖이었죠. 그리고 올해 초 KBS 아침마당과 인간극장에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보내오셨기에 본방사수를 하고 사진을 캡처해서 보내드렸습니다. 저와 교수님의 인연은 거기까지인 줄 알았습니다.

그랬는데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달 전쯤 양구 인문학 박물관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양구 인문대학에 와서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양구 인문학 박물관은 김형석 교수님 때문에 생긴 박물관이지요. 놀랍게도 김형석 교수님께서 저를 추천하셨다는 겁니다. 이 분 왜 이렇게 사람 놀라게 하신답니까? 강의 추천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온전히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으면 절대로 추천할 수 없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의 섭외받았다고 기쁘다는 게 아닙니다. 생면부지의 노인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그분이 제 진심을 알아주시고 직접 전화로 감사를 표하시고 수개월이 지나서도 잊지 않고 신간을 보내주시고, 게다가 기관에 강의 추천까지 하셨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그 편지를 보낼 때 무슨 마음으로 보냈을까요? 대가를 바라고 했을까요? 그분은 백세의 나이에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이실 겁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분입니다. 그분의 책을 통해, 강의를 통해 내 인생에 큰 깨달음을 얻었기에 스스로 그분을 인생 멘토로 삼았습니다. 그분이 언제 세상을 떠나실지 알 수 없지만 제게 큰 영향을 미치신 분이기에 세상 떠나시기 전에 제가 그분께 받은 선한 영향력을 돌려드리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제 진심을 알아주신 것입니다. 진심은 통합니다.

그분처럼 저도 100세의 나이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다"라고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