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남편의 성공자/패배자

아내는 남편을 성공자로도 패배자로도 만든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막바지다. 한국팀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 후 귀국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골키퍼 조현우다. 무명에서 단 세 경기를 통해 일약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된 그다. 해외 구단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귀국 후 여러 방송에서 그를 인터뷰했는데, 진행자들이 그의 선방의 원동력에 대해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내가 경기 전 ‘잘 하고 오라’고 해서 최선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그는 덧붙인다. “힘든 무명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자신의 원동력이 되어준 사람은 바로 아내였습니다” 

그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아내의 "잘 하고 오라~"는 말이 영혼 없는 한 마디가 아니라 그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마법의 주문이 된 것이다. 추신수, 하원미 부부가 내조를 통해 대선수가 될 수 있었던 스토리를 여러 차례 봐왔는데 이제 조현우, 이희영 부부가 그 대를 이을 태세다.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사랑처럼 가진 거 하나 없을 때 서로 처음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원룸에서 시작한 그들의 사랑이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거다. 

그런가 하면 남편을 패배자로 만드는 사례도 많다. 

가까운 후배가 하나 있다. 참 열심히 사는 친구다. 내가 보기에 그는 사업을 제법 잘 해서 큰 부자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다. 그런데 그들은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 결혼한 지 25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물고 뜯고 싸우더니 이제는 싸움조차도 포기한 지 오래다. 한 집에 살지만 남남이다. 장성한 자녀들도 맨날 싸우는 부모 꼴 보기 싫다며 나가 산다. 그의 아내는 늘 강남 아파트에 살고 싶어 했지만 강남 입성이 어디 그리 쉬운가. 아내는 남편에게 왜 강남에 집도 하나 못 사냐고 늘 구박을 한다. 남편은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강남에 살고 싶었으면 그동안 내게 좀 잘 대해주지 그랬냐? 내가 돈 벌 기회가 얼마나 많았는데 당신 때문에 그 기회를 다 날렸잖아. 내가 세일즈 하는 사람인데 사람들과 교제도 못 하게 하고, 좀 될 만하면 당신이 나를 들들 볶아서 좌절하게 하고, 다 포기하고 싶게 만들고... 그런데도 내가 중심을 잘 잡아서 이만큼이나 살고 있는 거야” 물론 그가 아내 탓을 하는 것도 타당치는 않다. 그러나 그 부부의 모습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가 얼마나 남편을 힘들게 하고 좌절시켰는지 잘 알기에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런 부부가 강남에 산들 뭐가 달라질까. 강남에 살면 행복해지는가. 남들 보기에는 부러워할지 몰라도 얼마나 공허한 삶인가. 

그렇다. 아내는 남편을 성공자로도, 패배자로도 만들 수 있다. 남편의 아내에 대한 관계도 마찬가지다. 부부란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다. 그 방법은 서로 격려하는 거다. 배우자가 다소 못 마땅해도 잘한 것을 찾아내 칭찬하고 격려하는 거다. 그러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게 대부분의 사람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부부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모르긴 몰라도 부부 각자는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장점 대 단점의 비율이 2:8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단점에 초점을 맞추면 절대로 같이 못 산다. 단점보다 장점에 집중해서 살아야 한다. 그럴 때 배우자는 점점 더 장점이 많아지게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이 창대한 부부가 돼야 한다. 그게 결혼의 이유고 목적이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를 성장시키고, 불행한 부부는 서로를 갉아먹는다. 나는 배우자를 성공시키고 있는가, 패배시키고 있는가.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